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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차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한국아동보고서를 발간하다! 2018-12-03

한국 정부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으며, 모든 비준국은 매 5년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국가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습니다. 정부가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국가보고서를 제출하면 NGO와 아동은 이를 검토해 정부 보고서가 반영하지 못한 추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국제아동인권센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3개 단체가 ‘제5·6차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한국 아동보고서 발간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한국 아동들의 의견을 담아 완성된 아동보고서가 2018년 11월에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됐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보고서에 반영된 우리 아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살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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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보고서 집필에는 누가 참여했을까요?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 활동은 만 10세~18세 아동이 참가해 대한민국 아동 인권의 현주소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참여의 장입니다. 이 활동은 국제아동인권센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지원으로 2015부터 2017년까지에 전국에서 지역별로 진행돼 394명의 아동이 참여했습니다. 활동에 참여한 아동 중 23명이 보고서 집필을 희망해 최종 집필진으로 선발됐습니다. 이들은 3년간 진행된 아동권리 스스로지킴이 활동보고서와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된 국가보고서를 비교해 다양한 아동권리 침해사례들을 선별했고, 2018년 1월 대한민국 아동보고서 작성에 착수했습니다. 아동 집필진은 보고서 주제 선택부터 활동 계획, 집필과정 등 모든 결정을 스스로 주도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떤 주제를 선택했을까요? 


폭력, 차별, 안전, 놀이 및 여가, 의견 존중 등 다양한 주제 중에서 집필진은 ‘교육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동’이라는 최종 대주제를 선정하고 1) 건강·휴식·여가, 2) 시민적 권리와 자유, 3) 공교육, 4) 교육격차, 5) 입시제도, 총 5개의 소주제를 선정해 추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아동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총 1,472명의 응답을 보고서에 반영했으며 이 밖에 인터뷰, 문헌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고서 집필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우리는 교육으로 고통받고 있어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29조는 ”아동은 교육을 통해 인격과 재능, 심신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인권과 자유, 이해와 평화의 정신에 입각하여 모든 문화와 사람들을 존중하는 방법과 자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동들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교육실태는 어떤 모습일까요? 



1) 건강·휴식·여가 - “자살하고 싶다”

대한민국 아동들의 학습시간은 주당 40~60시간으로 OECD 23개국 평균(33시간)보다 최소 7시간, 최대 약 2배 깁니다.(이창수, 안승진, 2018.03.07). 또한 우리나라 학생의 연간 학습시간은 중학생 2,097시간, 고등학생 2,757시간으로 성인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인 2,069시간보다도 깁니다(성서호, 2018.05.28). 긴 학습시간은 여가시간뿐 아니라 신체활동 및 수면시간의 부족을 가져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자살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한국 아동의 건강, 휴식, 여가가 현실적으로 보장되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아동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아동의 건강·휴식·여가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청소년 수련시설, 아동 참여형 놀이터 등 여가 시설 확대 운영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아동보고서 집필진의 설문조사(아동보고서 집필진,2018)에 따르면 놀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50.8%의 학생이 ‘과도한 학구열’, 34.6%의 학생이 ‘놀면 안 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라고 답했습니다. 아동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해결책 제시로 인해 한국 아동의 놀 권리는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2) 시민적 권리와 자유-”애들은 가서 공부나 해”

한국 아동은 누구나 누려야 할 시민적 권리와 자유를 침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보고서 63문단에 따르면 학교는 학생들의 정치 참여 등 자유권을 제한하는 규정을 둘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실시한 ‘학교생활에서 학생의 인권보장 실태조사’에는 학생 개인의 개성을 발현할 권리나 사생활의 비밀·자유 등을 침해하는 규정을 둔 학교가 92.6%나 되며, 집회의 자유 제한 조항을 둔 학교도 83.1%인 것으로 집계돼 있습니다(박준호,2018.02.19). 이는 아동에게는 공부가 우선이며, 집회참가 및 대자보 부착 등 시민적 권리와 관련된 활동은 중요하지 않게 다뤄진다는 의미입니다.


학업 성적에 따라 아동의 참여권이 차별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생 회의를 진행할 때 성적을 기준으로 발언 시간을 제공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의 의견만을 반영하거나, 학생회, 학급 임원 등 교내 간부활동 참여자격을 학업성적 기준으로 제한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처사는 아동의 의사 표현에 공평하게 귀 기울이지 않고 성적을 기준으로 아동 의견의 중요도를 정하는 사회적 편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는 아동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고, 박탈감을 높이는 한편 학업 성적에 대한 압력을 배가시키는 행위입니다.



3) 공교육 – “성적으로 줄 세우는 학교”

한국 아동의 90%는 공교육을 받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공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자질보다성적을 중요한 가치로 여깁니다. 대학 입시를 위한 과목만 중시되므로 아동들은 예체능수업 등 다양한 통합교과를 교육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교육 체제는 아동에게서 재능을 키울 기회와 건강하게 성장 발달할 권리를 빼앗아가며, 학업스트레스와 과도한 사교육 등의 문제를 양산합니다. 국가보고서 148문단에 따르면 정부는 선행학습의 관행을 근절하여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이루고,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해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을 수립했다고 언급했지만, 아동들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학생 660명 중 261명이 학교에서 선행학습을 전제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과 별개로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해당 법의 실효성을 반박했습니다. (아동보고서 집필진, 2018) 게다가 학교에서 실시하는 진로체험교육은 형식적이고 비체계적인 경우가 많아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개개인의 권리와 고유함을 존중해 능력을 계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공교육이 오히려 사교육을 유발하고 차별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아동들은 보고서를 통해 알리고자 했습니다.



4) 교육격차-”난 아무리 노력해도 안돼”

아동보고서는 국내 농어촌 지역 아동, 다문화 아동, 미등록 이주아동, 장애아동, 학교 밖 아동 등 취약계층 아동의 교육 격차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도시에 비해 교육 자원을 적게 누리고 있습니다.(한국교육개발원, 2017). 대개 군/읍/면 및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으로 학생들을 교육합니다.  중소도시의 경우 학교당 평균 학생 수가 대도시보다 많기 때문에 한 학생이 받는 교육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다문화 아동은 총 109,387명으로, 최근 5년간 해마다 약 1만 명씩 증가해 왔습니다. (통계청, 2018). 국가보고서 167문단에 따르면 교육부가 다문화교육지원센터를 비롯한 시설을 통해 다문화 아동의 공교육 진입 및 적응을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대부분의 다문화 아동 지원 시설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전국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아동과 특수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교육 격차 문제를 심화시킵니다. 거주지 인근의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 때문에 특수학교를 지을 수 있는 땅과 예산이 있는데도 학교 건립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약 52,000명의 아동이 학업을 중단하고(교육부, 2015.09.09) 다른 진로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지원은 충분히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청소년진로 지원은 일반적으로 학교를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학교를 떠난 청소년의 경우 진로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학교 밖 청소년 4명 중 1명 이상이 학교를 그만둔 뒤 진로탐색과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평등한 교육기회는 아동이 성장한 후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모든 아동이 국적, 경제적 지위, 신분, 거주지 등에 관계 없이 평등한 교육기회를 보장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아동들은 주장했습니다. 



5) 입시제도 -”점수에 꿈을 맞춰”

현재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는 학생들이 다양한 꿈을 펼치는 데 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아동보고서는 학생의 소질이나 인성,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성적 위주로만 운영되는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명시하고 있는 아동의 발달권(제29조 교육의 목적)을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학교 밖 아동이나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동에 대한 지원 또한 부족하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그렇다면 보고서를 집필한 아동들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놀고 싶을 때 놀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세상’, ‘밤 늦게까지 공부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세상’, ‘성적에 상관없이 참여권을 보장받는 세상’, ‘대한민국의 모든 아동이 지역 및 문화적 배경, 부모의 출신, 장애 여부, 재학 여부에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이들이 바라는 세상입니다. 소박하지만 정의로운 아이들의 바람이 마음을 아프게 만듭니다. 

과도한 학업으로 고통 받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논의는 오랫동안 지속돼 왔으나 그 동안 정부가 제시한 해결방안들은 큰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교육 문제는 아동 권리 증진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과제입니다. 아동들의 다양하고 실질적인 의견을 담아낸 이번 아동보고서가 대한민국의 교육환경을 개선해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키우고 놀 권리를 누리는 데 기여하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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