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권리 보고서, 우리가 직접 만들고 싶어요!

내 의견을 정말로 표현하고 싶은데 아무도 기회를 주지 않으면 어떤 감정이 들까요? 답답하고 속상하겠죠? 아동과 관련된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어른들끼리 보고서를 만들어 낸다면 정작 권리의 주체인 아동들은 소외됐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래서, 아동들을 위한 또 하나의 절차가 마련돼 있습니다. 정부가 아동권리협약 국가보고서를 제출한 후 시민들의 대표인 NGO와 아동이 추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 12조는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결정할 때 아동은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동의 참여권을 지켜주는 아동보고서 제출 절차, 함께 알아볼까요?

 

유엔아동권리협약 아동보고서?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보고서 제출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아동보고서 작성을 위한 워크북

출처 : 유엔아동권리협약 아동보고서 작성을 위한 워크북

도표에서 보듯이, 국가보고서 제출 후 6개월~2년 사이에 NGO와 아동 등 민간 차원에서 추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때 국가보고서가 담지 못한 아동들의 의견을 위원회에 알릴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아이들은 어떤 내용을 보고했을까요?

같은 한국에 살고 있다고 해서 아동들이 모두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서 느끼는 어려움은 모두 다릅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 아동들은 어떨까요? 서로 다른 지리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니까 우리 아이들과는 다른 문제들을 안고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아동들이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어떤 의견을 전했는지 알아볼까요?

 

1. 벨기에

벨기에 아동들이 직접 작성한 첫 보고서 ‘That’s my opinion…’ 는 난민에 관한 이슈를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벨기에라는 지역 특성 상 아동들도 난민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고서의 특별보호조치 분야에서 아이들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난민 아동은 벨기에 아동과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합니다. 교육, 기초보건, 여가와 직업훈련 등에 대한 대한 권리를 가져야 합니다. 학교에 다닐 수 있어야 하며 아플 때 병원에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난민 아동들에게 구호품을 제공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합니다.

  • 벨기에의 난민 정책과 행정 절차가 전 영역에 걸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근거해 검증돼야 합니다.
  • 난민 인정절차가 대폭 간소화돼야 합니다.
  •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난민과 아동의 운명이라는 것을 명심해 반드시 인도적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 지방정부는 체류하고 있는 난민들의 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는 멘토링 시스템, 거주환경 개선, 인식개선 캠페인, 무료언어 강좌, 난민 고용사업장에 대한 세금혜택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습니다.
  • 지역 주민에 대한 교육을 통해, 난민에 대한 두려움과 반감을 없애야 합니다.
  • 난민 지위가 거부된 지원자들에게 해당사실을 가능한 빨리 고지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인도적인 대우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들의 송환에 대해서는 적십자와 같은 국제NGO가 감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행자가 없는 아동과 청소년 망명신청자를 위해 특별한 정책과 대우를 제공해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이민자의 증가는 신속히 해결돼야 하며 벨기에가 국내 정책과 외교 정책 모두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 국제협력은 증가해야 하며, 벨기에의 정책은 유럽과 유엔 정책과 부합돼야 합니다.
  • 우선, 이민자의 본국에 효과적인 물질적,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난민 유입의 원인을 해결해야 합니다. 지역 경제 지원, 무기 거래 억제, 투기성 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 등으로 서구 선진국와 개도국 간의 불평등을 근절해야 합니다.
  • 분배 계획은 좋은 원칙이지만 유럽 각국이 얼마나 많은 난민을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경제적 이민은 국제원조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해서 정해야 합니다.

 

2. 캄보디아

캄보디아의 아동들 역시 ‘My life…, My Suggestion…’ 이라는 제목의 아동보고서를 작성해 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캄보디아의 보고서 또한 가장 취약한 환경에 놓인 아동의 입장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음은 ‘아동에 대한 차별’을 다룬 캄보디아 아동들의 생각입니다.

 

아동에 대한 차별

아동권리협약 제2조

  1. 협약의 당사국은 아동이나 그 부모, 후견인의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의견, 민족적 인종적 사회적 출신, 재산, 장애여부, 태생, 신분 등의 차별 없이 이 협약에 규정된 권리를 존중하고, 모든 아동에게 이를 보장해야 한다.
  2. 당사국은 아동이 부모나 후견인 또는 다른 가족의 신분과 행동, 의견이나 신념을 이유로 차별이나 처벌받지 않도록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위 조항과 관련해 우리는 모든 사람에 대한 차별, 특히 HIV/AIDS에 감염된 가족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는 정보들을 대중매체가 많이 전파했음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아동이 여전히 차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평범한 가정의 아동들과 상담을 한 결과, 27%의 아동이 가난, 인종, 장애, HIV/AIDS 감염여부에 따라 차별을 겪고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P.S.L은 Pursat 주 학교에 다니는 12살 학생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로 인해 HIV에 감염됐고, 아이는 어머니로부터 HIV에 감염됐습니다. 부모가 사망한 후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아이가 HIV 보유자임을 알고, 자신들의 자녀를 그 아이와 어울리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자녀가 HIV에 감염될까 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도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NGO로부터 교육 지원을 받고 있었지만 심한 차별 때문에 몹시 슬펐습니다. 결국 아이는 마을 지도자에게 이웃들이 자신을 차별하지 않도록 권유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는 아동으로서, 정부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합니다.

  • 정부는 HIV/AIDS 감염 아동, 고아, 장애 아동에 대한 차별 근절을 위해 인식교육 현장을 조성해 일반시민의 인식을 개선하며, 모든 사람들이 아동을 격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정부는 차별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학교와 공동체에서 아동친화프로그램 이행을 강화해야 합니다.
  • 정부는 소수민족을 포함한 취약계층 아동에게 거주, 식량, 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지속해 그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기초교육과 기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 정부는 장애아동과 HIV/AIDS 감염 아동에게 무료 보건 서비스와 의료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아동들이 직접 작성한 다른 나라의 아동보고서를 통해, 어른들의 문제라고 판단해 아동의 참여를 배제했던 난민과 차별 관련 문제에 대한 아동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현재 국제아동인권센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등 3개 단체가 제5·6차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한국아동보고서 발간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연 한국의 아동들은 어떤 의견을 위원회에 전달하게 될까요? 어른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얼마나 다를 지, 아동들만 찾아낼 수 있는 흥미롭고 특별한 권리 문제들이 얼마나 언급될 지, 한국 아동의 목소리가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