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시에는 아동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만약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편하게 지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동은 어디에 머무를 수 있을까요?  아동의 머물 곳, 이바쇼(所, いばしょ)를 조례로 제정한 일본 가와시키시에는 아동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어린이 꿈 공원>이 있습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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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지만, 체계적인 이바쇼가 마련되기 전까지 일본은 아동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들을 겪고 있었습니다. 과잉 보호, 빈곤 등 여러 이유로 인해 낮아진 아동의 자존감, 자기 긍정, 이에 따라 높아지는 아동의 스트레스가 문제의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등교 거부 아동 225,000명, 6개월 이상 아무와 말을 섞지 않은 히키코모리 아동 700,000명, 이지메 피해 건수 225,000건 등의 문제 상황에 더하여, 2000년 가와사키시에서 일어난 17세 아동의 무차별 살해 사건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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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과 외국인 노동자 대거 수용하여, 일상적 과제로 인권 문제를 직면하고 있던 가와사키시는 타인 혹은 자신에 대한 폭력으로 발현되는 아동의 스트레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기존의 공적 시설은 비행 경향을 보이는 아동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고, 시내 등교 거부 아동 1300명은 머물 곳이 없었습니다. 가와사키시는 아동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에 주목하여, 2000년 12월 제정한 아동권리 조례 27조에서 ‘이바쇼’를 다뤘습니다. 아동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존재하고, 휴식하며 스스로를 회복하고, 자유롭게 놀고 활동하고, 안심하고 인간관계를 만드는 공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에서 ‘이바쇼’ 보급·확보·존속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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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쇼’에 대한 조례를 바탕으로 설립된 것이 <어린이 꿈 공원(코도모 유메 파크)>입니다. 2017년 5월 방문자수 1,000,000명을 돌파한 <어린이 꿈 공원>은 아동 287명이 주체가 된 워크숍, 아동 1725명 대상 앙케이트 조사 후, 아동의 의견을 반영하여 설립되었습니다. 약 3000평의 공원은 총 세 가지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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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파크 구역은 ‘금지’가 없는 놀이 공간입니다. 보통의 놀이터는 위험하다는 이유, 환경 미화 상의 이유 등으로 아동의 많은 행동을 제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플레이파크는 ‘상처와 도시락은 네 책임이다’라는 일본의 속담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동의 모든 행동은 존중받으며, 아동은 원하는 방식으로 직접 놀이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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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은 스스로 책임지고 자유롭게 뛰어 놀면서 직접 생각하고, 결정하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합니다. 모닥불을 피워보고, 땅에 구멍을 파보고, 진흙 속에서 놀며 가끔은 다치고 옷이 더러워 지기도 하지만, 성공과 실패 모두 아동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됩니다. 플레이파크는 안심하고 실패해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 아동에게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실패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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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파크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한만큼, 아동은 직접 목재, 밧줄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놀이 기구를 만들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규칙 없이 다양한 활동을 하다 다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지만, 도전에 대한 충만한 의욕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신체적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찰상 이상의 큰 부상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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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활동 공간도 있습니다. 바로 프리스페이스 엔입니다. 프리스페이스 엔의 회원으로 등록하고 방문할 경우, 등교 거부 아동의 학교 출석 일수가 인정됩니다. 프리스페이스 엔 등록 회원 중 50% 이상은 장애 아동이고, 20% 이상은 기초 수급자 아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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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페이스 엔에서도 역시 아동 주도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됩니다. 누군가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직접 참석자를 모으고 회의를 통해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프리스페이스 엔에서는 그 동안 악기 연주, 연기, 성악, 재즈댄스 등의 예체능 교습부터 양모 제작, 태양열로 밥 짓기, 전통 염색 등의 체험 학습, 개인별 학습 속도를 맞춘 학습회, 무료 상담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프리스페이스 엔에서 배운 것들을 토대로 아동은 악기 연주회, 연극 발표회를 열기도 합니다. 플레이스 엔에서 등교 거부 아동들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위로받고, 같은 경험을 공유하며 성장합니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지낼 것인지는 아동이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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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페이스 엔에서는 큰 축제를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위의 놀이기구는 폐자재를 활용해 아동이 직접 지은 부스에서 열린 가와사키시 바자회의 수익으로 설치되었습니다. 물론 어떤 놀이기구를 설치할지는 모두 아동 주체 회의를 통해 결정되었습니다. 오늘도 프리스페이스 엔에서는 3~40명의 아동이 직접 농사지은 식재료를 활용해 함께 요리한 점심을 먹으며, 어떻게 하루를 보낼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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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마지막 구역은 가와사키시 아동 회의장입니다. 매월 2회 아동 회의가 진행되며, 가와사키 시장에게 전할 제언에 대해 토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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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꿈 공원>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됩니다. 공원 직원들과 아동이 함께 떠나는 야외 활동이나 합숙이 있는 경우 문을 닫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운영되기 때문에, 공원 직원들은 많은 아동을 유심히 살피고, 비일상적인 행동으로 SOS 신호를 보내는 것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원 직원이 음식에 집착하거나 늦게까지 귀가하지 않던 아동을 이상히 여겨 학대 사실을 밝혀낸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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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만들어가는 이바쇼인 <어린이 꿈 공원>은 아동이 “난 여기에 있어도 돼”, “난 혼자가 아니야”, “나는 살아갈 가치가 있는 존재야” 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무한한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 누구나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축복받을 수 있는 공간에서 아동은 스스로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다른 누군가도 ‘소중한 존재’로 여길 수 있게 됩니다. 평소 아이들을 대할 때, 당장 눈 앞에 있는 문제에만 초점을 두고 급한 마음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나요? 아동에게는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자라날 자신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무언가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안심하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곳에서, 아동은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