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를 조성하고자 힘쓰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다룰 People inside에서 소개할 여덟 번째 분은 바로, 서울 성동구 마을계획단 어린이단원들입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 12조는 ‘아동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결정할 때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고, 어른들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 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아동을 위한 대표적인 공간인 놀이터에 대해 아동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물어보고 귀 기울인 적이 있나요? 서울 성동구에서는 11명의 어린이가 직접 방치된 동네 놀이터를 안전하고 깨끗한 놀이터로 변화시켰습니다. 성수1가2동 마을계획단 어린이분과 단원 네 명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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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서울 성동구 성수1가2동 마을계획단 어린이분과 최혜림, 최하영, 이민규, 윤예준 단원

Q. 청소년의회, 어린이참여단 등의 아동참여기구는 자주들어봤는데, 마을계획단은 조금 생소해요. 성동구의 문제를 직접 찾아내고, 해결하는 마을계획단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이민규 단원: 엄마가 마을계획단에 먼저 참여하셨어요. 엄마는 교육분과에 계셨는데 저도 함께하면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하셔서, 참여를 권하셨어요. 마을계획단에는 연령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참여할 수 있었고, 어린이 단원들을 위한 어린이분과가 만들어져서 11명의 친구들과 함께하게 됐어요.

최하영 단원: 친구가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함께 마을을 변화시키고 싶어서 참여했어요.

Q. 마을계획단 어린이분과는 다른 분과와는 달리 어린이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활동도 조금 더 특별했을 것 같은데요. 어린이분과 단원으로서 가장 특별했던 마을계획단의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윤예준 단원: ‘나도 영화 감독’이라는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던 활동이에요.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며 우리 마을 소개 영상을 촬영했는데요. 친구들과 함께 우리 마을의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하고, 직접 그걸 촬영해보는 경험이 특별했던 것 같아요.

이민규 단원: 저는 카메라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저도 제가 생각했던 걸 직접 영상으로 표현한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평소에 편집 프로그램을 엄청 배우고 싶었는데 학원에 다니기는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마을계획단 선생님께 영상 편집 방법을 배우고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을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다른 단원들에게 편집 프로그램을 가르쳐줄 실력까지 갖추게 되어서, 지금은 성수 종합사회복지관 기념 영상까지 의뢰 받아서 제작 중이에요.

최하영 단원: 저도 영상 촬영이요. 처음 출연자가 되어 봐서 부끄럽기도 했고, 다른 분과원들 앞에서 영상을 발표할 때 소리가 안나와서 당황하기도 했어요.

전경-어린이놀이터 2

▲서울 성동구 상원어린이공원(창의 놀이터) 전경

Q. 이민규 단원은 직접 만든 PPT로 서울시장님, 성동구청장님 앞에서 방치된 놀이터(상원어린이공원)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발표를 했다고 들었어요. 이민규 단원의 발표를 들은 시장님과 구청장님이 창의놀이터 조성을 약속했다면서요.

이민규 단원: 구청장님께 어린이분과원으로서 제안하고 싶었어요. 상원어린이공원에는 늘 노숙자들이 많아서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놀 수 없었거든요. 벗겨진 바닥들 때문에 넘어질 때도 많았고, 고무판이 벗겨진 놀이기구들에는 녹슨 철이 드러나 있고. 멀어도 차라리 서울숲이나 다른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놀았어요. (실제로 상원어린이공원은 안전 취약 공원인 RED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상원어린이공원이 저희가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을계획단 활동을 하면서 진짜 놀이터를 변화시키게 되었어요. 근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는 너무 떨렸어요. 어둠 속에서 발표하는게 그나마 덜 떨리더라구요.

Q. 위험하고 더러웠던 놀이터에 방범초소도 생기고, 안전한 모두의 공원으로 변했군요. 변화된 놀이터는 마음에 드나요? 

최하영 단원: 네. 저는 충분히 좋아요. ‘몸으로 노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의견을 냈는데, 거미줄 놀이기구도 그렇고, 구름다리도 그렇고 잘 실현된 것 같아요. 비둘기들도 많이 없어져서 놀이터가 한결 깨끗해졌어요.

최하림 단원, 윤예준 단원: 점수로 치면 이제 9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민규 단원: 저는 95점이요. 훨씬 완벽하게 나아졌어요. 근데 모래랑 모래가 아닌 곳이 더 분리되어야 할 것 같아요.

Q. 여러분의 의견으로 방치된 놀이터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살기 좋은 동네를 직접 만들어가는 마을계획단 활동,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나요? 

이민규 단원: 네. 너무 재미있는데, 잠깐 활동이 뜸해지면 마을계획단이 없어질까봐 무섭기도 해요. 우리 동네 놀이터를 만들었다고 자랑하니까 친구들이 다 마을계획단에 들어오고 싶어해서 단원이 너무 많아질까봐 고민이에요.

최하영 단원: 저도 오늘 인터뷰한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다 오고 싶다고 해서 당황했어요. 마을계획단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편하게 제 이야기를 말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학원도 빠지고 재미있게 활동할 때면 정말 즐거워요. 근데 지금 남자 단원이 6명, 여자 단원이 5명이라서 여자 친구가 한 명 더 들어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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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을계획단 활동으로 여러분이 살고 있는 성동구에서, 여러분과 관련된 일에 의견을 말하고 존중 받았잖아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일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원래 알고 계셨나요? 

이민규 단원: 제게 권리가 있다는 걸 학교 도덕 수업 시간에 배우긴 했는데, 진도를 빨리 나가야 해서 모든 권리를 하나 하나 다 배우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참여의 권리는 알고 있었어요.

최하영 단원: 학교가 너무 진도 나가기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요. 학교 수업 중에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 있거든요. 여러가지 그리기도 하고, 만들기도 하고 그래야 되는 시간인데 학생들 의견과는 상관 없이 국영수 같은 교과 수업으로 대체될 때가 많아요.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다수결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하림 단원: 하영 언니 말처럼 참여권이 있어도, 의견을 존중 받지 못할 때가 많아요. 저희 의견을 들어줘봤자 어른들에게 이득 되는 게 없어서 안 들어주는 것 같아요.

Q. 평소에는 참여권을 존중 받지 못했군요. 여러분의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 어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윤예준 단원: 어른의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입장도 들어주세요.

최하림 단원: 너는 동생이니까 이래야 돼. 너는 어리니까 이래야 돼. 라는 말로 의견을 무시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세요.

최하영 단원: 왜 화장실에서 선생님들이 쓰는 휴지랑 학생들이 쓰는 휴지가 다르고, 급식 먹으러 가는 계단도 다르게 써야 하죠? 어른들은 되고, 어린이들은 어리니까 안 된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주세요.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 한다는 속담이 생각나요. 저희가 가진 권리를 널리 알리게 유니세프에서 만든 유엔아동권리협약 소책자를 학교 모두에게 나눠줬으면 좋겠어요.

이민규 단원: 저희한테 의견을 물어볼 때, 원하는 답만 듣고 싶어 하지 마세요. 제 의견을 이야기 했을 뿐인데 혼날 때도 있어요. 저희 의견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세요.

어린이분과 단원들은 잘 몰랐던 마을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시장님과 구청장님이 어린이분과에서 제기한 문제를 해결해주셔서 좋았다는 소감을 덧붙였습니다. 서울 성동구는 마을계획단 어린이분과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작은 목소리에 계속해서 귀를 기울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4년은 더 마을계획단으로 있고 싶다는 단원들의 활동을 응원하며,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 마을을 변화시키는 멋진 활동가로 거듭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