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동은 하루 평균 약 아홉 시간을 학교에서 보냅니다. 어쩌면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 학교는 아동의 생활 반경이자 삶의 터전입니다. 하지만 새로 학교를 지을 때,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아동에게 묻는 도시는 얼마나 될까요?

ⓒschule-wauwil

ⓒschule-wauwil

루체른 칸톤에 위치한 바우빌은 스위스 최초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2009년 인증)입니다. 바우빌은 학교야말로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설계되는 것이 당연한 일임을 2000여명의 시민에게 알리고, 새로 건설하는 학교 공간 계획에 아동을 참여 주체로 포함시켰습니다. 바우빌 학교장은 “학교는 아동의 지식과 인격 개발을 위한 모든 단계가 확장되는 공간”이라며 “학교는 적절한 시설을 통해 아동에게 현대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학교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아동의 참여 활동을 지지하는 후원자들로부터 얻은 후원금 43,000스위스프랑을 토대로, 바우빌 학교는 비탈길에 11개 학년(유치원 2년, 초등 6년, 중등 3년)을 위한 학교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바우빌 학교는 아동이 직접 학교 공간 구성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2016년 3월부터 바우빌 학교 학생들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통해 놀이터, 트리 하우스 같은 휴식 공간 뿐 아니라 교실, 화장실 공간 등에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의견을 말로만 이야기할 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직접 3D 모델로 만들어 보고 유치원 학생들까지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발표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오랜 과정을 통해 아동은 학교 벽지의 색깔, 거울에 적힐 문구, 놀이기구의 위치 뿐 아니라 공간을 구성할 소재까지 직접 결정했습니다. 바우빌 학교는 건축, 조경가, 디자이너, 아동 전문가 70명과  논의하여 아동이 제안한 모든 사항을 건설에 세심히 반영했습니다.

ⓒschule-wauwil

ⓒschule-wauwil

바우빌 학교 공간 계획의 의미는 아동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학교 건설에 참여한 아동은 한 색상이 다른 색상과 어떻게 어울리는지, 다른 재질과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색상과 재질이 결합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학교 교육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우며, 공간과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학교, 학부모, 도시와 건설적인 관계를 맺고 협력하며, 아동은 독립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자존감을 키웠습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바우빌 학교는 현재 거의 완공된 상태로, 두 달 뒤 학생들과 완공 파티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바우빌 학교장은 누구보다 학생들이 가장 공간 계획에 열심히 참여해주었다며 학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일부 공간 계획에 학생을 포함시키는 학교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데요. 하루의 1/3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는 우리나라 학생들 모두 멋진 공간 디자이너가 되고 싶지 않을까요? :) 더 많은 아동이 자신이 직접 꾸민 공간에서, 한결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