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서밋 비하인드 스토리 – 아동자문단 한국 아동의 이야기
작성일2019.11.04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서밋’ 비하인드 스토리 – 아동자문단 한국 아동의 이야기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아동친화도시
서밋(Child Friendly Cities Summit)”에서 가장 돋보인 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라고 하면 지자체의 행정체계에서 아동의 의견을 존중하고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서밋에서도 아동 참여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의미 있는 아동 참여를 권장하기 위해
지난 9개월동안 전 세계 아동 68명이 아동자문단(Child and Youth Advisory Board)으로서 서밋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노원구 청소년참여위원회 권리분과장 한솔아 학생(17)과
완주군 청소년의회 의장 박수홍 학생(15)이 한국 아동을 대표하는 아동자문단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각 지자체에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하고, 인스파이어
어워즈(Inspire Awards) 시상자로 무대에 서는 등 서밋 현장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동자문단으로 참여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돌아온 두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16일 ‘What do we mean by
participation in Child Friendly Cities?’ 세션에서 한국 우수 사례를 이야기하는 한솔아, 박수홍 학생
1. 안녕하세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입니다! 갑작스럽게 인터뷰를 요청 드렸는데도 두
분 모두 흔쾌히 받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서밋에서의 활동 소개에 앞서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
주시겠어요?
한솔아(이하 ‘한’): 안녕하세요. 저는 대일외국어고등학교 영독과 2학년인 한솔아입니다. 학교는 성북구에 있지만 노원구에 살고 있어요. 노원구 청소년참여위원회 권리분과의 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수홍(이하 ‘박’): 안녕하세요! 저는 완주군 화산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박수홍입니다. 지금 3학년이고, 완주군 청소년의회 1대, 3대 의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2. 이번 서밋에 아동자문단으로 참여하기
전부터 이미 아동참여와 아동권리에 대해 관심이 있어 활동을 해오신 것 같은데, 여러분은 아동권리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한: 학교에서 아동권리교육을 통해 배우기도 했고, 무엇보다 청소년참여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아, 내가 구청 예산으로 이런 일들을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아동처럼 취약한 계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폭넓게 고민도 해봤어요.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아동이 점점 소수자가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구분 없이 피해를 주는 기후변화처럼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일들이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성세대만을 고려한 정책에서 더 나아가 아동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박: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는 말랄라”라는 책을 읽었어요.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여성 인권 운동가 이야기지요. 말랄라는 아동·여성의 인권과 교육의 힘을 믿었다고 해요. 10살의 어린 나이에 그 같은 운동을 시작했다니 대단하다고 느꼈고, 저도 아동의 권리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완주군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고 얼마 안 되어서 제가 완주군 청소년의회의 초대 의장을 맡게 됐지요. 의회 활동을 하면서 아동권리에 대해 교육을 받고, 완주군의 아동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펴낼지 고민하며 아동권리옹호를 위해 본격적인 일을 할 수 있었어요. 아동은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고 어른과 마찬가지로 한 명의 사람,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더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일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아동을 위한 정책이 필요해요.”
3. 활발한 참여하고 활동한 점도 대단하지만 아동의 권리에 대해 오랜 시간 심도 있는 고민을 해오신 것 같아 정말 놀랍습니다. 이번 아동자문단에 지원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었나요?
한: 아동권리 교육을 들으면서 성 소수자와 같은 소수 아동의 권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더 많은 아동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때마침 유니세프에서 아동자문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청소년참여위원회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요. 뽑힐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서밋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기뻤어요.
박: 저는 어른이 된 후에 유니세프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아동자문단 활동에 지원했어요. 유니세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기도 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할 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거든요.

"말랄라의 이야기를 보며 저도 아동의 권리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 이야기 들어보니 여러분 모두 아동자문단의
일원으로서 기대가 많았던 것 같은데요. 이번 서밋에서 아동자문단은 실제로 어떤 일을 했나요?
박: 1차 자문단 회의는 프랑스나 스위스 같은 유럽 국가의 아동 중심으로 열렸고, 저와 솔아 누나는 4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2차 사전 준비 회의 때부터 참여했어요. 저는 커뮤니케이션 그룹에서 행사 홍보를 위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온라인에 공개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서밋 개회식에서 스페인과 벨리즈 아동과 함께 무대에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와 관련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죠. 유니세프 직원 분들과 준비도 같이 하고 연습도 꾸준히 했는데도 무대에 서니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어요.
한: 저는 매니페스토 그룹이었어요. 서밋 폐회식에서 전 세계 시장님 앞에서 저희가 쓴 선언문을 발표하는 역할을 맡았죠. 인스파이어 어워즈(Inspire Awards)라는 시상식에서는 시상자로 무대에 섰는데 베트남, 몽골이랑 아랍 에미리트 친구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나온 걸 보니까 너무 예뻐 보여서 ‘한복을 챙겨올 걸’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우리 한복도 그 못지 않게 예쁜데 모두에게 보여줬다면 좋았을 거에요.
5. 그럼 서밋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으며, 개선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박: 우선 1차 마드리드 회의 때와 비교해 이번엔 아시아권 국가 참여가 늘어난 것 점이 좋았어요. 글로벌한 서밋답게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다국어 동시통역을 제공해준 것도 좋았고요. 한국어 통역이 없어서 좀 슬펐지만요. 또 행사장에 우리를 위한 베이스캠프를 만들어준 덕분에 맘껏 이야기하고 쉴 수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행사장이 조금 추웠는데 그 점은 개선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한: 다른 나라 아동들과 만나서 학교 교육과정이나 가정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문화 교류도 할 수 있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넓어진 것 같아요. 그 동안 한국에서는 주로 학교에서 기사를 찾아보고 스크랩을 하는 방법 등으로 해외 친구들 소식을 접해왔는데 한국에서 얻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니까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죠. 그런데 다른 나라 아동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까 잘못 이해하고 있던 점을 서로 바로잡아 줄 수도 있었어요. 나라에 따라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고요. 개회식, 폐회식에 참여하는 아동의 수가 적었던 점은 아쉬웠어요. 시장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도 아주 중요한데 축사나 패널 토론이 진행되는 식장에 아동들이 많이 참여하지 못했거든요.
6. 마지막으로, 여러 번 들었던 질문이겠지만
여러분에게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란 무엇인가요?
한: 저를 한 명의 인격체로 차별 없이 대해주는 도시예요. 물론 더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있어요. 단순히 봉사시간을 채우거나 보여주는 식이 아니라 자료 조사, 현장 답사 등의 과정에서 아동 참여를 넓혀 아동 참여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노원구에서도 아동들의 이야기에 귀를 더 기울여 주시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아동참여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참여예산제나 아동자문단 등 좋은 기회를 많이 주신 노원구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 저는 아동 정책의 수립 과정이야말로 아동 참여가 이루어지고, 아동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정책화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완주군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받기 전에도 방과 후 청소년 센터처럼 아동 복지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는데요. 어린이의회나 청소년의회가 수립되고 나서 센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저희가 직접 건의한 의견이 반영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앞으로 한국에서도 이런 서밋이 열리면 좋을 것 같아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하면 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자랑스러운 한국이니까요.
Charlotte Petri
Gornitzka 유니세프 부총재와 아동
2인이 영상 메시지를 촬영하는 모습
아동친화도시 서밋에서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게 일정을 소화한 두 명의 아동들이 앞으로도 활발하게 아동의 권리를 증진하는 등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또한 미래에는 한솔아 학생, 박수홍 학생 이외에도 더욱 많은 한국의 아동이 의미 있는 참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