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탐방기(1) - 베트남 호치민
작성일2020.02.04
해외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탐방기(1) - 베트남 호치민
호치민시(市)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입니다. 지난 2019년 10월에 개최되었던 “아동친화도시 서밋(Child Friendly Cities Summit)”에서도 3D 기술과 아동참여를 접목시킨 호치민시의 혁신적인 민관협력으로 전 세계적인 우수사례에 선정됐는데요. 과연 얼마나 혁신적인 시도를 했는지 자세한 내용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2018년 10월, 호치민시와 유니세프 베트남 사무소는 “혁신, 스타트업 & 기업가정신 주간(WHISE)”을 맞아 아동 300여 명이 스마트한 아동친화도시 조성 방안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아동들이 제시한 21개 아이디어 중 도시계획 전문가, 정치인 및 대중들아 온라인 투표를 통해 창의성과 실용성이 우수한 10가지 아이디어를 최종 선정했는데요. 아동들은 최종 선정된 아이디어를 직접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아동의 창의력과 의사결정능력을 함양하고, 아동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유니세프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치민시는 11개의 보호센터와 함께 진행한 여름캠프를 통해서도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아동 참여의 폭을 혁신적인 방법으로 넓혔는데요. 일주일간의 캠프기간 동안 아동들은
스케치업(Sktech-Up)’과 ‘홀로렌즈(Hololens)’와 같이 3차원 가상공간을 만드는 플랫폼을 사용해
자신들이 원하는 스마트한 아동친화도시를 직접 구상해 보는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을 이용해
이뤄지는 융합인재교육(STEAM)을 통해 아동들은 도시 설계 및 건축에서의 인간 중심 관점을 배우는
한편 소통과 협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키울 수 있었지요.
이번 캠프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아동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호치민 시의 아동들이 꿈꾸는 아동친화도시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2세 보 수안은
“제가 생각하는 아동친화도시는 오염이 적고 에어컨을 적게 쓰고, 나무와
놀이터가 많은 도시에요. 그래서 우리 팀은 멋진 공원 만들기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요. 바닷가 근처에 수족관과 우리가 놀 수 있는 수중 놀이터를 만들어 봤어요. 아동친화도시를
직접 디자인해보는 작업이 엄청 재미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카오티엔은 아동친화도시란 교통체증과 홍수가 적은 도시라는 의견과 함께 누구나 사랑과 보살핌으로 서로를 대하고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도시라고 했으며, 장애아동인 14세 소녀 루옹은 배려심 깊은 카오티엔의 말에 큰 공감을 표했습니다. 가난하거나 집이 없더라도 음식만큼은 모두가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하는 루옹은 청소 로봇을 도입해 시내 쓰레기를 청소하고 수거하는 시스템을 팀원들과 함께 고안해 냈습니다.
이번 여름캠프를 호치민시와 함께 진행한 유니세프 베트남 사무소의 레슬리 밀러 부소장은 아동의 의미 있는 참여를 장려하면서 특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밀러 부소장은 앞으로 지방정부가 지역사회와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거나, 도시계획을 추진하고 실행함에 있어 아동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길 희망한다는 뜻도 전했습니다.
이번 여름 캠프는 아동을 위한 건축학교 ‘Arkki’의 베트남지사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1993년 핀란드에서 설립된 Arkki는 건축 분야의 미래 혁신가를 키우기 위해 20개국 이상에서 워크숍과 캠프 등을 통해 융합인재교육을 실시하고 도시 설계 과정에서의 아동 참여를 촉진해왔습니다. Arkki가 생각하는 아동친화도시는 도시 환경을 아동 친화적으로 설계하는 단계부터 실제로 조성해가는 모든 과정에 아동의 견해를 반영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건축가이자 Arkki의 교육 담당자로서 캠프에 참여한 르 듀이 린씨는 “아동이 주도하는 독특한 도시 계획 프로젝트에 참가해 아동과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 캠프를 통해서 아동에게 일어난 긍정적인 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첫째, 아동이 하나의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파악하고, 이들이 각자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자신들이 살아갈 도시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데 자신이 직접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다 확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동의 참여권이 가정, 학교, 도시 수준에서 모두 보장될 수 있는 초석을 놓은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친구들과의 협업과 역할 분담을 통해 아동의 팀워크, 의사소통능력 등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시의 “스마트한 아동친화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의 정책결정자들이 아동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시계획에 있어 권리 기반 접근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11번째 지속가능개발목표(지속가능한 도시 및 거주지 조성)의 달성에도 기여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도시계획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아동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져 호치민 시가 아동의 모든 권리가 온전히 실현되는 지역사회로 조성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