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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2015 유니세프 깔깔 바깥놀이 사진 공모전 우수작 / '앗차가워' 정백호

기후변화 대응도 아동친화적으로!

작성일2020.02.04


기후변화 대응도 아동친화적으로!


맑은 물과 푸른 숲, 청정한 공기가 넘쳐 흘렀던 우리의 지구! 하지만 근대화가 이뤄지고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녹지에는 공장이 들어서고 삼림은 파괴됐으며, 산업 현장의 오폐수는 하천이나 바다로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화석연료와 자동차 이용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유해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미세먼지 없는 푸른 하늘을 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가뭄, 홍수, 폭염, 오염 등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하고 치명적인 재난을 야기하면서 특히 가난한 취약계층에게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 1차산업에 종사하거나 안전하지 못한 거주지에 살고 있을 뿐 아니라 기후위기로 발생하는 사회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기후변화로 지속적인 고통을 겪게 될 가장 큰 피해자는 아동입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계속 발생하는 가뭄과 흉작이 식량가격의 상승을 초래해 식량공급을 불안정하게 만들면 결국 수많은 어린이가 영양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기후변화는 또한 수자원의 부족을 가져와 2040년이 되면 전 세계 아동 4명 중 1명꼴인 약 6억 명의 아동이 수자원이 극도로 제한된 지역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식량과 식수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기후변화는 아동의 건강과 학습 능력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매년 발생하는 5세 미만 어린이 사망 중 약 60만 명의 사망 원인이 대기오염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전 세계적인 기상 이변은 학교와 교통 시설을 파괴해 교육의 기회를 빼앗아갑니다. 폭염이나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감염성 전염병이 창궐하면 아동이 학교에 다닐 수 없는 경우도 생깁니다.  교육받지 못한 아동은 훗날 안정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므로  생계형 범죄나 빈곤의 대물림 등 지속적인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커집니다. 한국에서도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아동의 활동 반경을 제한하고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입니다. 


20162월 피지를 강타한 사이클론 윈스턴에 의해 파괴된 나바우(Nabau) 학교 도서관

 

만약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등의 온실가스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계속 배출된다면, 지금 태어난 아동은 70여년 후에는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섭씨 4도나 높은 세상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취약계층 아동은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ž경제적 불평등에 직면하게 됩니다. 유니세프는 이 점에 주목해 세계 각국의 환경 정책 및 계획을 검토하는 한편 각국 정부가 아동 권리 실현에 초점을 맞춰 실행과 측정이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정책에서 아동이 고려되고 있는지 검토하는 유니세프 보고서 
 

 유니세프는 최근 160개국의 국가별 기여(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13개국의 국가별 적응 계획(National Adaptation Plans)을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각국의 노력에 아동친화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국가별 기여 부문에서는 조사대상국 중 42%가 아동을 언급했지만 아동친화적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며, 아동의 권리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국가는 전체 중 2%도 안 되는 단3개국 뿐이었습니다. 또한 13개의 국가별 적응계획 중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한 경우도 오직 2건뿐이었습니다. 이에 유니세프는 파리협약 당사국들이 국가 기후정책과 전략을 세우고 실행함에 있어 아동의 특수성을 인지해 아동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아동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보다 통합적인 관점으로 일을 추진해 달라고 각 정부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의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아동을 충분히 고려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코소보에서 진행된 사례를 통해 함께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코소보의 대기오염이 점차 심각해짐에 따라 유니세프 코소보사무소는 자원봉사자들을 통해U-리포트 여론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 1,528명 중 93%가 코소보 대기오염의 주요 오염원으로 석탄발전소를 꼽았으며, 코소보의 대기오염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답했습니다. 그 밖에도 코소보의 대기오염 농도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 심각한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한 정보 부족,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부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유행성 질병 관련 데이터 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유니세프도 코소보의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청정에너지 이니셔티브를 도입해 겨울에 시민들이 따듯하게 지내면서도 동시에 대기오염을 허용 가능한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여론조사 대상에 아동을 포함해 아동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관한 아동 대상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며, 아동영향평가 등 데이터의 양적 보완 및 질적 개선에도 보다 힘쓸 것입니다.

 

 지금까지 아동은 기후정책에서 소외돼 왔습니다. 아동을 고려한 기후정책에 관한 지침이 명확하지 않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또한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아동의 요구를 고려하려는 정치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자들에게 아동권리와 기후정책 간의 현저한 괴리를 해소할 도덕적, 법적 의무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유니세프 보고서가 제시한 주요원칙을 준수한다면 향후 기후정책 수립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 등에서 아동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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