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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2015 유니세프 깔깔 바깥놀이 사진 공모전 우수작 / '앗차가워' 정백호

우리는 공평한 배움의 기회를 원해요!

작성일2020.11.24


어느덧 올해11월의 끝자락에 접어들어 2020년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 19의 재확산으로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물리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텐데요. 코로나 때문에 교육 환경에 제약이 발생하게 된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유니세프 이노첸티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학교들이 문을 닫았으며, 등록된 학생의 91퍼센트에 해당하는 16억 명이 이 같은 휴교 사태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보고서(링크)127개국을 대상으로 원격 수업에 대한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 아동들이 원격 수업의 기회를 공평하게 누리는 데 필요한 요소를 크게 3가지로 정리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요소는 다양한 전달 통로를 통한 디지털 접근격차 해소(Given the digital divide, use multiple delivery channels)’ 입니다. 많은 나라의정부들이 디지털에 접근하기 힘든 집단을 위해 디지털 서비스를 확산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북마케도니아, 키르기즈스탄, 르완다 등의 일부 나라는 통신회사의와 연계를 통한 디지털 접근성 향상, 저가나 무료 유심 제공, 교육 콘텐츠에 대한 요금 면제 등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 중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원격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라디오, 오디오북이 내장된 SD카드, 태블릿과 와이파이가 들어있는 ‘Pad and Puck’ 패키지 등을 공급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각 나라별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모든 아동이 디지털 채널을 통한 원격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127개국 중 68퍼센트의 국가들은 디지털 채널뿐 아니라 TV, 라디오, 가정학습 패키지 등 다양한 채널을 함께 활용함으로써 최대한 많은 아동들이 원격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TV
는 이번 조사 대상인 127개국 중 약 75퍼센트의 국가들이 사용하는 원격 교육 매체입니다. 멕시코와 몬테네그로 같은 국가들은 미취학 아동교육을 위한 가족용 콘텐츠까지 TV를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모로코와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청각 장애 아동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수어 강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58
퍼센트의 국가들은 라디오를 교육 채널로 사용 중입니다. 마다가스카르와 라오스 등의 국가에서는 라디오를 통해 음성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정학습 패키지또한 127개국 중 절반에 해당하는 국가들이 활용 중입니다. ‘가정학습 패키지는 특히 TV 및 라디오 보급률이 낮은 국가들에서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모리타니는 빈곤층 중 라디오를 소유한 가정이 37퍼센트에 불과하고. TV 시청이 가능한 가정이 1퍼센트 미만입니다, 이러한 이런 나라들에서는 가정학습 패키지가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요르단은 지속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운 난민 아동들을 위해 가정학습 패키지를 공급하고 있으며 자메이카의 경우 교육부가 직접 나서 격리 구역의 아동들에게 배움과 놀이 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요소는 원격 교육의 전달자 역할을 하는 교사, 부모, 양육자들을 위한 지원 강화(Strengthen support to the teachers, parents and caregivers delivering remote learning)입니다.원격 교육에서는 콘텐츠 제공과 함께 아동에 대한 심리사회적 지원도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러한 점에 주목한 많은 국가들이 가정 학습을 주도하는 양육자들에게 교육교재를 제공하고, 웨비나 및 헬프라인 등의 웹 소통서비스를 통해 질문에 대한 빠른 응대를 하고 있습니다. 교사들로 하여금 메신저 앱과 전화 통화를 통해 학생 및 학부모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도록 독려하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원격 수업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온라인에서의 아동 안전 문제 또한 강조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의 증가는 곧 아동들이 온라인 성 착취’, ‘부적절한 콘텐츠’ , ‘부적합한 정보 및 온라인 따돌림등 부정적인 환경에 노출될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국가들은 UNICEFU-Report tool(링크 걸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온라인 안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CW
2020 보고서(
https://www.educationcannotwait.org/annual-report/)에 따르면 여학생의 경우 기존 학교가 아닌 학교 밖 환경에서는 보다 높은 교육 진입장벽과 마주하게 되며, 가정폭력이나 성 관련 폭력에 매우 취약해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가나에서는 위험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부가 직접 부모들을 대상으로 여성에 대한 교육 기회 보장 및 가사 의무 강요 자제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인도에서는 여성아동부와 유니세프가 협력해 양육자들이 아동들에게 심리사회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으며, ‘Childline’ 이라는 24시간 헬프라인도 운영 중입니다.

 

마지막 요소는 원격 교육 보급 및 교육의 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이에 대한 의견 수렴(Gather feedback and strengthen monitoring of reach and quality)입니다.많은 국가들이 디지털, TV, 라디오 등 각 채널 별로 적용 사례와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현재 실시되는 원격 교육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탄자니아와 몽골은 챗봇과 SMS을 통한 간단한 방식으로 부모들로부터 피드백을 수렴해 원격 교육을 개선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취합하고 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의견 수렴을 하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주민 등록이 안 된 취약계층도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개인신용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접속이 가능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원격 교육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동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늘 인지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활용하더라도 윤리적인 면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며 아동에게 어떤 부정적인 영향도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전세계에서 ICT 강국으로 손꼽히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원격 교육 환경이 우수해서 많은 국가들이 벤치마킹하려는 롤모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준 높은 디지털 환경을 갖춘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아동이 원격 교육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니세프 이노첸티 연구소가 제시하는 자료를 비롯해 다양한 정보를 참고하고, 다른 나라에서 시행되는 다양한 원격 교육방식들을 응용한다면 보다 양질의 교육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한국 아동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상의 많은 부분이 언택트로 이뤄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원격 교육에서 성공을 거둔 방식은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흔히 긴 터널에 비유되곤 합니다. 모든 아동이 안전하게 이 긴 터널을 통과하려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다양한 학습과 이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아동의 미래를 위해 어른들이 반드시 이행해야 할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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