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아동친화도시
홍콩 아동사절단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우수사례 탐방!
작성일2024.01.29
홍콩 아동사절단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우수사례 탐방:
전북 완주군, 서울 성북구
이제 한여름 더위도 꺾이고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여러분 모두 여름철 건강하게 나셨나요?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 기사에서 미리 알려드린 것처럼 유니세프홍콩위원회 아동사절단 친구들의 한국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방문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유니세프홍콩위원회는 1996년부터 아동사절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 참여권 등 아동 권리와 관련된 전 세계 및 지역 문제를 아동들이 직접 탐구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데요. 홍콩위원회가 진행하는 아동권리 옹호와 교육 활동에 아동들이 참여할 수 있게 플랫폼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아동사절단으로 활동하면서 아동들은 리더십과 의사소통 능력, 조직운용 능력 등 아동권리 옹호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며 참여권을 실현하게 됩니다. 유니세프 아동사절단이 되려면 무려 열 달 동안 리더십 트레이닝을 비롯해 유니세프 워크숍, 학교 프로젝트, 사회봉사, 지역사회 프로젝트, 현장 답사 등 다양한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이런 과정을 통해 전 세계 아동이 직면한 어려움과 위협을 인식하고, 유니세프가 아동의 삶을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아동사절단의 훈련과정 중 유니세프 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현장 답사는 특별히 우수한 참가자에게만 주어지는 귀한 기회인데요. 올해는 그 기회를 특별히 한국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인 완주군과 서울 성북구 방문에 할애했습니다. 성북구와 완주군은 오랜 기간 유니세프와 함께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매진하며 사회·경제 정책 등에서 지속적으로 아동권리를 보호해온 모범적인 지자체인만큼 아동사절단이 보고 배운 점이 많았을 것입니다. 한국의 지자체 아동들과 함께한 시간은 무엇보다 뜻 깊었을 테고요. 그럼 홍콩위원회 아동사절단이 한국에서 어떤 활동에 참여하고, 한국의 친구들과 어떤 교류를 헸는지 그 일정을 한번 따라가 볼까요?
유니세프홍콩위원회 아동사절단 21명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방문에 앞서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찾았습니다. 한국위원회 사옥에 도착해 제일 먼저 들른 곳은 1층 로비의 지구촌 어린이 체험관. 아동사절단은 자원봉사자의 안내로 체험관을 둘러보며 유니세프 역사에 대한 설명도 듣고, 유니세프가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해 지구촌 곳곳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구호사업 현장에서 영양실조 진단과 치료를 위해 쓰이는 뮤악밴드와 플럼피넛, 안전한 식수공급을 위한 식수 정화제 등의 구호물품을 직접 살펴보고, 학교를 건축하고 지원하는 시뮬레이션 체험도 해 보았지요. 또한 개발도상국 친구들의 실제 목소리가 담긴 음성 메시지를 들어보고 난민들의 힘겨운 삶을 생생히 느끼게 해주는VR영상 체험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의 현실을 생생하게 접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체험관 견학 후에는 한국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가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학생 봉사단 유챔프와 함께 어린이 생명과 권리 보호의 의미를 지닌 ‘아우인형’도 만들어 봤지요. 각자의 개성이 깃든 아우인형을 만들고 입양하는 과정을 통해 아동사절단이 생명과 권리의 가치를 되새기는 소중한 경험을 했기를 바랍니다.
한국위원회에서 다양한 체험을 한 후 홍콩 아동사절단과 홍콩위원회 직원들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전라북도 완주군으로 이동했습니다. 박성일 군수님은 따뜻한 환영 인사로 아동사절단을 맞아 주었고, 이어진 청소년의회의 활동과 정책 발표 시간에는 청소년의회 소속 박수홍, 송여진 학생이 아동 참여를 통한 아동권리 증진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두 학생은 완주군의 통학버스 승강장, 화장실의 낮은 옷걸이, 청소년 토크쇼 등 아동들이 참여 예산제를 통해 직접 원하는 바를 정책에 반영했던 사계를 공유하며, 아동을 위해 지역사회가 맡아야 할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홍콩 아동사절단은 완주군 아동들과 궁금한 점을 서로 묻고 답하며 서로의 참여 활동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완주군청이 마련한 저녁식사 시간에는 두 나라 아동들이 좀더 편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며 우정과 추억을 쌓았습니다.
완주군에서의 둘째 날, 홍콩 아동사절단은 완주군청소년센터 ‘고래’를 방문했습니다. 고래는 완주군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를 조성하며 만든 공간입니다. 학생뿐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 곳은 완주군 아동들이 건강하고 창의적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시작됐으며, 현재 고래 아카데미(인문학 여행), 무모한 공작단(의식주 창작활동) 등 7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동은 타인과의 협력, 갈등의 평화로운 해결, 독자적인 계획 수립과 행동 이행 등 다양한 가치를 배우고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완주군 홍문기 박사는 “진정한 아동 참여란 아동이 민주적인 참여과정을 이해하고, 주체적 권한을 사용해 지자체의 정책 입안의 기획과 실행에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완주군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는 완주군에서 아동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시민으로서 자질을 갖추고, 성인이 된 후에는 다른 아동을 위한 조력자가 되는 선순환이라고 합니다. 완주군이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협력으로 목표를 달성하길 기원하며 아울러 이번 완주군 방문이 홍콩 아동사절단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기를 바랍니다.
다음날 아침 완주군을 떠나 서울로 돌아온 아동사절단은 한국의 1호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인 성북구를 방문했습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님의 환대 속에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성북구가 전개한 사업들과 아동참여기구의 역할과 운영 실태 등에 관해 듣고 소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홍콩위원회 아동사절단은 성북구가 추진한 아동청소년 동행카드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동행카드는 성북구 아동의 문화, 예술 활동, 진로체험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성북구청이 1년에 10만원 이내의 포인트를 발급하는 카드인데요. 홍콩에는 아직 이런 카드가 없어서인지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발상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성북구는 아동의 놀 권리를 증진하는데 앞장서는 지자체답게 이번에 홍콩 아동사절단과 성북 청소년 구정참여단이 한데 어울려 즐겁게 노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두 나라 아동들은 성북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케이팝 안무 배우기와 열쇠고리 만들기 놀이를 하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고, 청소년 놀터 방과휴에서 아동 놀이 전문가인 놀이 큐레이터와 게임도 즐겼습니다. 푹푹 찌는 무더위를 날리기 위해 시원 달콤한 화채도 함께 만들어 먹었지요. 방과휴에서는 홍콩 아동사절단이 유니세프홍콩위원회 아동사절단의 설립 의의와 활동에 관해 직접 발표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떠오르며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온 홍콩의 경우는 주거와 인구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육열이 너무 높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거나 놀 권리를 침해 당하는 아동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사례가 홍콩의 아동의 권리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는데요. 민주주의와 인권 의식이 일찍부터 발달해 아동 인권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서유럽 국가와는 달리,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아동 인권을 존중하려는 의식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인식 개선과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를 추구하며, 사회경제 정책을 심의, 결정, 집행하는 전 과정에 아동친화적 접근 방법을 적용하도록 하는 한국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모델은 동아시아라는 같은 지역,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홍콩에도 적합해 보인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유니세프홍콩위원회 아동사절단과 직원들이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형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갔기를 바랍니다. 완주군과 성북구는 아동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멋진 교류와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었고, 두 나라 아동들은 그 안에서 아동 권리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와 토론을 하며 어엿한 민주 시민으로서 역량을 보여줬습니다. 홍콩 아동사절단이 한국 방문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기구로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홍콩에서 첫 번째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가 탄생하는 그 날을 기대하며 계속 지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